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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 화가로서 45년 외길, 그림에 대한 애정으로 지금에 이르러

기사승인 2018.03.08  11: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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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대한민국 전통산수화명장으로 인증 받아

   
▲ 혜정(惠亭) 김옥배 작가

아름다운 예술의 가치는 고뇌와 고통 속에서 찬란하게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그 어떤 것에 비유하지 못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그 또한 성취감과 완성이 있기에 더욱 값지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할 때에 그림이야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상의 특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얀 화선지에 아름다운 세상을 마음껏 그릴 수 있으니...
짧은 인생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세월을 보낸다면 그것은 살아도 죽은 자와 같다고 생각한다. 귀중한 시간을 알차게 쓰려면 항상 생각이 깨어있어야 한다. 그림을 배우고 싶어 하는 모든 이들에게 열과 성의를 다하여 전통 산수화를 널리 보급하고자 한다. (작가노트 중에서)

자연의 신비한 매력 품은 채색 산수화
그림이 좋아 시작한 화가의 비전, 지금에 이르러

김옥배 작가의 작품은 전통의 분위기를 품고 있는 산수화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반적인 산수화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짙고 옅은 회색으로 그려낸 계곡의 풍경 속에서 홀로 서있는 정자의 모습은 전통적인 산수화의 구도 면에서는 매우 익숙한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색감의 배치 덕에 새로운 상념을 자아낸다. 또한 이끼와 녹음이 한 데 어우러진 계곡과 폭포, 산세를 그린 작품에서는 짙고 푸른 아름다움이 관객에게 시각적 충격을 주기도 한다. 게다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산수의 모습을 모두 포함하여, 녹색과 회색만이 아니고 여러 가지의 꽃들이 한 데 모여 피어있는 자연의 모습을 과감하게 담아낸 김 작가의 작품세계가 있기 때문에 그 독자성은 지금까지도 확연한 개성으로 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릴 적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아해 무작정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김 작가의 배경은 지금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빼어난 완성도와 비교했을 때 선뜻 믿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당시 대가족에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제대로 미술 공부를 해보지도 못했던 그녀는 오로지 보고 배운 감만으로 서서히 자신의 작품세계를 완성해 나가기 시작했다.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면서까지 취미로 계속 그림을 그리던 그녀에게 그림이 천직이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짐작된다. 그녀는 "계속 그림을 그리다 보니 산수화가 가장 좋았다. 먼 산등성이에 안개가 흐르고 폭포가 흘러내리며, 소나무가 독야청청 서 있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인간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모든 것을 순환해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기 시작한 뒤로 더욱 뚜렷한 비전이 생겼다"라고 회상했다.

45년 동안 산수화의 한 길 걸으며 작품 매진해
첫 출품한 '2003년 대한민국 국제미술대전'에서 최우수상 수상

김 작가가 처음으로 그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는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이다. 미술을 가르치는 학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배울 만한 곳을 찾기 힘들었고, 아는 분들의 소개로 선생님을 찾아야 겨우 배울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 어떤 절의 스님에게도 그림을 배우러 갔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내가 원하는 그림 선생님을 찾지 못한 그녀는 혼자서 자신의 작품을 완성해가기 시작했다. 남편과 함께 산으로 들로 다니거나 전국 명승지를 여행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그림을 그릴 소재는 충분했다. 여행을 통해 직접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아온 것들이 김 작가의 화폭 안에서는 새로운 생명을 얻고 일상에서 흔히 바라볼 수 없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어쩌면 뚜렷한 계보 안에 있지 않았던 작가이기 때문에 그런 생경함이 더욱 돋보였을지도 모른다. 남이 그린 그림을 따라하는 것이 아닌, 전통이라는 한 가지의 명확한 기준만을 남겨둔 채 처음부터 모두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그녀가 지금까지 고수해온 창작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작가는 오로지 자신이 그려온 작품에 대한 자신감만으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갔다. 정식 등단을 하기 전부터 회원전과 단체전에 참가하며 꾸준히 각종 미술대전에 작품을 출품하여, 누구보다 먼저 전시회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때 그녀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첫 번째로 출품한 2003년 대한민국 국제미술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녀는 "그 때부터 미술 공모전에 본격적으로 눈을 뜨고 여러 미술대전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후로는 수상의 연속이었다. 2004년 대한민국 종합미술대전 대상, 중한 장춘국제미술대전 대상 등 그 뒤로도 수십여 번의 입선, 특선, 대상 등 쉴 새 없는 낭보를 듣게 되었으며 국전에도 입선을 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 연고도 없는 저를 오로지 작품만으로 발탁해주신 데 대해 감사한 마음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특한 산수화의 미학 구축
김 작가의 작품은 자신이 직접 본 자연의 풍경에서 출발한다. 세필(細筆)로 그리면서 채색을 덧댄 독특한 정감을 자랑하는 그녀의 작품들은 우리 고유의 산수화와도, 또 현대적인 방식의 산수화와도 모두 약간의 차이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그녀의 작품 안에서 등장하는 소나 닭, 호랑이, 학, 공작새 등 다양한 짐승들 역시 굳이 전통적인 의미를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하는 것이 독특한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다양한 요소들을 한 데 녹여 저만의 작품을 만드는데, 보시는 분들이 모두 편안해 보인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흔히 전통 산수화에서 호랑이가 등장하면 매우 무섭거나 위엄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런 호랑이마저도 저의 그림 안에서는 편안하고 귀여운 인상을 품고 있다. 그래서 액자를 제작하러 표구사에 가면 단번에 저의 그림인 줄 알아보시고 참 편안하다는 말씀을 해주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녀의 작품은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추고 있는 한편, 작품의 완성도도 상당히 높아 중국 훈춘문화예술대학박물관, 연변대학박물관, 장춘노년대학박물관, 연길대학박물관, 삼척시청(한국화100호), 교육문화관(100호), 노인복지관(40호), 동해시새중앙교회(성전벽화), 삼척시 제일감리교회(벽화) 등 다양한 작품이 세계 각지에 소장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산수화가 태동할 당시 중국 화가들의 화풍이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김 작가의 작품은 오히려 중국에서도 인정받았으며 프랑스 파리박람회에 참가하여 가장 한국적인 표현을 인정받아 파리시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을 발전시켜 나가며 그녀는 "처음부터 과분하게도 여러 곳에서 큰 상을 주시며 주목해주셨지만, 또한 여기저기에서 초대될 때 나름 성공을 이뤘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세계를 향해 호흡하며 우리 산수화를 더욱 널리 알리는 행보를 이어가고자 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삼척시 교육문화관 등에서 산수화, 풍속화 등 강의 진행
후학 양성을 위해 각종 공모전 적극 지원 나서

김 작가는 현재 삼척시 평생학습관, 교육문화관, 노인복지관 등에서 그림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통산수화와 풍속화를 가르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스로가 그림에 대해 가르쳐주는 스승 없이 현재까지 이른 만큼, 체계적으로 그림에 대한 안목을 키우고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익히게 하려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직접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각종 강의까지 직접 챙기려고 하니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자신과 함께 성장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볼 때 그녀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 찾아온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풍속화와 바가지공예 등 다양한 부문으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데, 삼척시 청소년들을 모아 천변에서 바가지공예를 가르쳤던 경험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김 작가는 "그림은 어렵고 전문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생각을 일반인들은 많이 하신다. 삼척의 문화적 배경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비해 다소 열악한 편이지만, 그런 중에도 그림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매우 많다. 저의 수업에서는 초보자를 초보자답게 대하면서 기초부터 착실히 쌓아 올라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렇게 키운 제자들이 여러 공모전에 나가 수상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뿌듯하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김 작가가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스스로의 작품을 각종 공모전에 출품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 개인이 공모전 출품을 위해 준비하게 되면 각자 다른 모집요강을 모두 섭렵해야 하고 필요한 서류를 서식에 맞춰 챙기기도 힘이 든다. 그래서 김 작가는 자신이 여러 공모전을 통해 이름을 알렸던 과거를 반추하며 서류 제출이나 작품의 방향 제시, 1차 접수에 필요한 사진 촬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그 덕분에 제자들은 "김옥배 선생님께 배웠다"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하고, 표구사에 작품을 맡기려 가져가도 대번에 그녀에게 배운 그림이라는 것을 안다고 한다. 그만큼 그녀의 활동이 삼척시 안에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점을 모두가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그녀는 "실력을 쌓다 보면 상이 찾아오는 것이다. 취미로만 생각하지 말고 도를 닦는 마음으로 한 길만 파다 보면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대한민국 전통산수화명장으로 인증 받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성공기원 세계미술축전' 운영위원 위촉

지난 2006년 '혜정동양화연구실'을 개원하고 지역사회의 미술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던 김 작가는 2009년 대한민국 전통산수화명장으로 인증 받으며 경력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이후 2012년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명장전을 개최하기도 한 그녀는, "오늘을 열심히 살고, 내일을 위해서 살자"라는 좌우명을 갖고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해 나아가고 있다. 2014년 삼척시 시민상을 받기도 했고, 각종 공모전의 초대작가와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매일 새롭게 다짐하는 발걸음에는 희망만이 가득하다.
김 작가는 "제 그림에는 잘못해서 망치는 것이 없다. 먹물을 잘못 떨어뜨려도 바위를 만들거나 해서 살려내야지, 작품을 구겨서 버리고 새로 그리는 것은 습관이 되며 작가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고 여러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선생님으로서 실력이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기 위해 저 스스로가 다짐한 것이다"라며 스승으로서의 길을 꾸준히 걸어갈 것임을 언급했다.
한편 김 작가는 지난 2월 7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성공기원 세계미술축전'의 운영위원으로 위촉되어 활동한 바 있다.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개최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성공기원 세계미술축전'은 (사)한국예술문화원에서 주최하고 인사동 한국미술관, 강원도 박물관협의회, 중국 한원비림, 일본 오사카갤러리 등이 후원한 행사로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성원하는 마음으로 한국화, 서양화, 수채화, 서예, 캘리그래피 등 다양한 종류의 작품이 출품되어 관객들을 맞았다. 특히 그녀의 제자 15명이 이번 전시에 참여하여 빛나는 성과를 창출한바 후학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재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김 작가는 앞으로 산수화명장으로서 지역의 미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실제 현장에서 많은 학생들과 만나는 참 스승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를 통해 삼척 지역 미술의 부흥이 더욱 빛나는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

   
▲ 화려한봄날 15호

"45 years of single path as a Korean landscape painter"

Artist Kim Ok-bae

The value of art is at a process to completion that takes many troubles and sufferings; and it is a fight against oneself. For this reason, the fruits harvested are but treasures of the artist; and I wish to share the fruits with people. – Artist’s note –

Kim is a Korean landscape painter. Although the composition of the objects is similar to the traditional style, the layout of the color is unique. She skillfully creates visual impacts by harmonizing valleys, falls and mountain ridges in deep and greenish ambience. When it comes to flowers, she boldly expresses them so that they look so natural as part of nature. It is interesting to know that she liked drawing manga when she was a child and mastered the skills by self-learning. “I was a daughter of a large family that could not afford me a tuition fee. I carried on the drawing nevertheless as hobby even after I married. And I soon realized that I found a greater pleasure in Korean landscape painting because watching the tranquil landscape made me feel really good; and I was awed by nature that repeats the circle of life without man’s interfering” says Kim. Kim and her husband liked traveling and they made traveled all over the country in order to find inspiration. Strange to feel that the landscape they saw found a new vitality when it turned to a work, remembers Kim. This in fact brought her self-confidence in terms of the style and she tested it in the 2003 Korea International Art Exhibition in which she never imagined that her work would bring her the top prize. Encouraged by this, she pushed forward her zeal for more exhibitions and competitions and won a number of notable prizes including the grand prizes at the 2004 Korea Art Exhibition and the China-Korea Changchun Art Exhibition. Kim is unique in her style that the common objects used in traditional paintings such as rooster, tiger, crane and peacock are called as ‘Kim’s style’. “Thankfully, people express their feeling of comfort after watching my works despite the works are somewhat different from neither tradition nor modernism. One reason might ascribes to the fact that I removes the image of a fierce tiger but renders it moderately instead.” Recognizing the uniqueness, Hunchun Culture & Art University Museum, Yanbian University Museum and Yanji University Museum in China are housing the works and some are also being housed in various organizational buildings of Samcheok City including the city hall. It is also notable that she received a Paris mayor’s prize for expressing a uniqueness of Korean painting. Meanwhile, Kim is running a Korean landscape painting class at Samcheock Lifelong Learning Center and teaching students the skills and helps them prepare for exhibitions. In 2006, she opened ‘Hyejeong Oriental Painting Institute’ and in 2009 listed her name as a master traditional Korean landscape painting. Kim served as an operation committee member of World Art Festival for Successful Olympic Winter Games PyeongChang where 15 of her pupils also displayed their works. Kim said that she would keep doing her best to promote beautiful Korean landscape painting to the world. 

Note: <Power Korea> “rewrites” the Korean article in English “concisely” for native English speakers and staff of foreign missions in Korea.

안정희 기자 honesty5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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