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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미 갖춘 서각 작품의 독보적인 아름다움으로 관객과 소통해

기사승인 2018.01.10  10: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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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무새각연회 회장이자 대표로 활동하며 미술계 발전 앞장서

   
▲ 현봉 박서형 서각작가

각(刻)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친 사람이 있다. 서각은 다양한 종류의 글씨를 나무에 새겨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인해 작가에게나 대중에게나 통상적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장르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각에는 단지 글씨를 새기는 서각(書刻)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박서형 작가는 서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룩함과 동시에 조형적인 미를 갖춘 다수의 작품들을 발표하여 각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러한 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끊임없는 예술에 대한 고민으로 얻어낸 치열한 사유의 결과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각가 윤환수 선생님께 가르침 받고 서각 작가의 길로
처음부터 미술의 길을 가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현봉 박서형 작가는 목수였던 할아버지와 한학(漢學)을 공부하셨던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작가의 길을 가게 되었다. 디자인 관련 공부를 하고 있었던 박 작가는 단면적인 것보다 입체적인 심상을 얻어낼 수 있는 나무의 다채로운 매력에 푹 빠져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는 서각가 윤환수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이것이 그를 서각의 길로 인도하게 되었다. 그 때부터 서각에 눈을 뜬 박 작가는 서예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색깔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글을 배울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서각을 하겠다고 길을 잡고 보니 글을 모르고서는 각을 할 수 없었다. 윤 선생님께서 서예학원과 서각을 함께 하시고 있었기에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모든 부분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선생님의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라고 감사를 표시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 모두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서각은 비교적 인지도가 높아 서각 작가들의 수도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서예는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예술로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고아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결국 종이에 글씨를 쓰는 평면적인 작업인지라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부분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나무를 깎아 만드는 서각은 글 자체를 입체적인 방식으로 만드는 또 다른 매력을 품고 있어 보시는 분들이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조형미 갖춘 서각 작품의 아름다움 추구
박 작가의 작품은 수많은 서각 작품들 속에서도 매우 독특한 모습을 자랑한다. 각을 하는 많은 작가들이 ‘자필자각’을 중시하며 자연스러운 글씨를 추구하고 있다. 이는 많은 작가들이 시도해오고 있는 것이어서 각자의 개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가장 뛰어난 작가들로 꼽히는 상위 작가군에서 비슷한 형태의 결과물이 나온다는 한계가 있기도 하다.
나무에 색채를 입히거나 다양한 장식을 통해 서각 안에서 새로운 형식을 추구하고자 했던 현대서각이 발전해온 것 역시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박 작가는 이러한 각 작품을 통해 순수한 조형미를 추구하고 단순히 글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 조각 자체에 더욱 집중하여 관객에게 새로운 세계를 선사한다.
그는 “서각은 입체적인 예술이라고 하지만 크게 보면 평면에 한정된 입체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저는 온전한 조형에 가까운 작품을 시도해보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구상을 이어가고 있다. 자연히 구상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는데 공간과 여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또는 어떤 각법을 사용할 것인가, 재료는 무엇을 사용할 것인가까지 스스로 결정하려다 보니 오히려 작업을 하는 시간보다 구상을 하는 데에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할 정도다”라고 이야기했다.

들무새각연회 회장이자 대표로 활동해
올해 제14회 회원전 준비하고 있어

올해로 14년 째 서각의 길을 가고 있다는 박 작가는 소재가 되는 나무 자체에 대한 탐구 역시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는 “나무라는 것은 지천에 널린 것이고 갈라서 아궁이에 넣으면 불쏘시개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나무에 글자를 새겨 넣는 작업은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과 같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가장 아끼는 작품인 <정중동>은 글자에 동을 녹여 넣고 독특한 색감을 강조한 덕분에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박 작가는 현재 들무새각연회의 회장이자 대표로서 지역 작가들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들무새각연회는 윤환수 선생님의 제자들로 이루어진 단체인데, 지난 2004년 창립되어 해마다 1회씩 회원전을 진행해오고 있다. 문화적인 인프라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지방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대관을 하는 것도, 또 그만큼의 수익을 내는 것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는 아직도 국내 미술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는 앞으로 올해 개최될 들무새각연회의 제14회 전시를 준비하면서 여건이 허락된다면 개인전을 진행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지역의 미술 발전과 후학 양성의 길 또한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 전하는 박 작가의 바람처럼 더욱 많은 이들이 서각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길이 더욱 활짝 열리기를 바란다.

   
 

“Uniqueness of my seogak comes from colors and sculptural effect”
Wood letter carving artist Park Seo-hyeong

Park was influenced by his carpenter grandfather and his father who loved Chinese study. He majored in design but changed his course to ‘seogak’ – wood letter carving – when he met Yoon Hwan-su from whom he started to learn the basics of calligraphy and wood letter carving. “Chinese characters and calligraphy were indispensable parts of seogak. I think it is not much to say that I’m who I am today thanks to Yoon” remembers back Park. “The only drawback of calligraphy for me was that it was limited to 2 dimensional. Seogak is done on the surface of the wood with 3 dimensional ups and downs and curves which I see as the charm of the art.” The uniqueness of Park when compared to other seogak artists comes from his taste for modern elements combined with traditional methods; he added colors and decorations and gave more focus on its sculptural value over just wood letter carving. In other words, he came to see the seogak’s limited three dimensional on the surface of the wood and thus tried to expand the scope beyond to the level of sculpture. “I spend a lot of time to shape my ideas with particular interest in division of space, which method I use and what kind of materials. Naturally, it takes a long time to complete a work.” Park has walked as a seogak artist for 14 years ever since he met Yoon. “The destiny of woods depends on where we use them. They are everywhere and can make fire to heat up or burn things up. But they become alive when we put a series of shapes with a carving knife.” His representative work ‘Jeong Joong Dong’, for example, emphasizes its unique color in the carved letters as they are filled with melted bronze and many visitors showed a close look and interest at an exhibition for his uniqueness. Meanwhile, he is a member of the Deulmusae Gak Club, Yoon’s pupils’ club established in 2004 in order to hold club exhibition once a year. This year marks its 14th anniversary and Park wishes to have a solo exhibition alongside if occasion allows. 

Note: <Power Korea> “rewrites” the Korean article in English “concisely” for native English speakers and staff of foreign missions in Korea.

안정희 기자 honesty5835@naver.com

<저작권자 © 월간파워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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