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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美)를 정감 있는 한지에 담아낸 수묵화”

기사승인 2017.11.15  09: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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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 살린 족자 그림으로 세계에 우리 예술의 힘 보여줘.

   
▲ 매원 김정엽 화백

수묵화는 한지에 스며드는 먹의 형태에 따라서 이미지를 표현하는 그림이다. 한지는 먹그림의 바탕이 되는 캔버스 역할로 먹이 어떻게 번지는가에 따라 특유의 아름다움이 탄생하기 때문에 한지의 기능은 그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붓으로 새겨진 먹물 작품을 놓고 그간에 어떤 경력을 가진 작가였는지를 견줘서 작가들 사이에서 달리 평가를 받게 된다. 이런 가운데 매원(梅園) 김정엽 화백의 수묵화가 국내외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대표 여류 수묵화 작가로 ‘족자 그림’ 세계에 알려.

매원(梅園) 김정엽 화백은 산세와 사계절의 풍경 등을 소박하고 서정적인 수묵화로 표현해 내며 이 시대를 대표하는 여류화가로 손꼽힌다. 한국의 정서에 때로는 현대적 감각으로 정교하게 재구성해 놓은 작품들은 영혼을 부르는 설레임으로 가득 차있다. 과감한 필력은 언뜻 남성 작품을 연상케 한다. 작가는 먹그림의 대가답게 붓과 먹으로 그려온 작품이 숱하게 많다. 국내에서 여류 화가로 순수하게 먹과 붓으로만 다작을 일군 작가는 거의 없다. 김 화백의 작품들은 무엇보다 어떤 주제를 선택하든 먹의 선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한지를 사용해 온화하고 운치 있는 색채를 통해 서두름 없이 자연스럽게 풀어간다는 것에서 주목된다. 

작품 주제는 작가의 섬세한 분위기와 묵직하면서 시원한 붓의 선들로 한지 위에 그대로 쏟아져서 나와 쉽게 읽혀지게 한다. 소재도 자유롭게 선택하고 개성 있게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우리네가 예전부터 살아오면서 접한 친근한 소재로 소나무, 물줄기와 바위, 절에 오르는 계단 등 다양한 풍경이 산세를 배경으로 해 화폭의 곳곳에 담겨져 있다. 또한 작품들 속에 가끔 나타나는 작은 인물도 정감 있게 느껴진다. 어떤 작품에는 ‘노모’(老母)의 깊은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마음을 더욱 애잔하게 만든다. 이 모두가 지난 날 작가의 뇌리에 있던 것을 형상화해 그대로 되살려 내고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작품들로 김 화백은 국내를 넘어서 해외에 미술관계자들에게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해외에서는 족자형 두루말이 그림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그동안 해외에서 요청하는 초대전이 많다 보니 항공 운송상의 잇점으로 이렇게 형태가 만들어 진 것이다. 물론 이것만이 아니라 가로 사이즈 작품도 당연히 많다.  

애잔한 마음 표현한 ‘노모의 공’ 등 다수의 작품 선보여.

김 화백의 작품은 ‘노모의 공’, 아득한 추억’, ‘친정 부모님 문안’, ‘청운지사’, ‘풍월주인’, ‘세월’ 등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노모의 공’ 은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공을 드리러 가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고, 소나무의 쭉 뻗은 모습은 작가 자신의 간절한 바램과 굳은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아득한 추억’ 은 작가가 어린 시절 고향을 회상하며 그 곳에서 다시 살고 싶은 그리운 마음을 나타냈다. ‘친정 부모님 문안’ 은 지금은 작고하신 그리운 아버지 병문안 가는 것으로 생전에 다 못해드린 안타까운 효심에서 부모님께 드리고픈 선물을 양손 가득 들고 걸어가는 작가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청운지사’ 는 속세를 떠나 숨어사는 고고한 인품의 선비를 가운데 위치한 소나무로 은유적으로 나타내고자 했다. 그리고 ‘봄의 향기’ 는 작가가 봄 향기가 가득 넘치던 어느 절의 풍광을 음미하여 표현한 것이다. 2012년 독일 전시에서는 눈이 많이 내리는 어느 겨울날을 표현한 ‘평화로운 오후’ 와 일상에 지쳐 작품 안에 쉼터를 만들어 쉬어 가고픈 마음으로 표현한 ‘쉼터’ 와 젊은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그리운 마음에 상념에 잠긴 작가의 자화상을 그린 ‘추억’ 등을 출품했다. 같은 해 영국 런던 전시에는 ‘여름날의 폭포’ 가 전시되었다. 

특히, 터키 전시에서는 객지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식들이 잘 되어 돌아오길 바라는 어머니의 간절한 바램과 기다림을 나타낸 ‘마중’ 이 전시됐는데 이 작품은 기념우표로도 제작되어 화제가 되었다. 2013년 미국 뉴욕 전시에는 큰 작품인 ‘풍월주인’을 출품했는데 이는 자연을 즐기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오로지 먹으로만 그려진 것이다. 여름날 폭포의 시원함을 표현한 ‘지리산 피아골’ 작품도 선보였다. 고된 항해를 마치고 그리운 고향으로 가는 배를 표현한 ’귀향’ 도 있다. 그리고 그리운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마음 속 고향을 표현한 ‘옛 추억’ 도 많은 시선을 끌어 모았다. 같은 해 프랑스 파리전시전에 출품된 ‘세월’ 은 어느새 시간이 흘러 지팡이를 든 노인의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져 시간의 덧없음을 절감하는 작가의 관조적인 마음이 투영된 작품이다. 같은 곳에 출품한 ‘한운고학’ 은 한가로운 구름과 외로운 학 같은 전원생활처럼 구속 없는 고고한 삶을 표현한 것이며, 뒤이어 2016년 전시에는 강원도 여행 중에 낙산사를 보고 그 경치를 담은 ‘낙산사’ 를 선보여 유럽인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2014년에는 브라질 상파울로 전시에도 참여했다. 여기서는 아름다운 가을날의 풍경을 감상하며 표현한 ‘가을조망’ 을 비롯해 고요함과 아늑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표현한 ‘눈 내리는 사찰’, 님을 기다리는 섬처녀의 마음을 나타낸 ‘기다림’ 을 출품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이 외에 국내에서는 2013년 예술의 전당 전시에서 선보인 ‘먼동’ 과 ‘폭포의 자랑’ 등이 수작으로 꼽힌다. 특히 ‘폭포의 자랑’ 은 웅장한 폭포의 형상을 나타내고자 1년여 긴 준비 기간에 나무와 바위, 물줄기의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표현하려 했던 작가의 에너지가 투영된 작품으로 화제가 되었다. 

꾸준히 붓 잡아 자신의 길에서 초연한 예술세계 정립
 
한지를 사용하는 수묵화는 절제된 색채에 의한 표현이란 점에서 단순한 색채 개념을 떠나 우리 정서와 정신의 항상성에 귀속되고 있었다. 현대에 이르러 한국의 수묵화는 80년대 전반에 가장 활발히 전개되었다. 김 화백은 이 시기 이전부터 수묵화에 열중해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을 해온 것으로 주목된다. 그녀는 일상의 소박한 마음과 순수함을 독자적인 화풍과초연한 예술세계를 정립해 왔다. 김 화백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동양적 사유 구조에 대한 자존심의 확립이거나 수묵이 단순히 지난 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과 정신을 충분히 수용하고 지금도 살아 숨 쉬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작가에게 있어 자연은 그대로 화실이라고 할 만하다. 작품은 수묵이라는 단순한 질료 개념을 뛰어 넘은 세계가 있음을 암시하고 수묵화를 아끼는 이들에게 많은 것을 내어 보인다. 김 화백에게 느껴지는 것은 여류 화가 특유의 다감한 감성과 그것으로 하여금 자연과 풍경에서 인간 내밀의 교감을 가능케 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이자 알뜰한 주부이기에 가끔은 남편과 다퉈 속이 상하면 한지의 표면이 내밀적인 속 풀이가 될 수도 있기에 마음 추스리기 작업으로 이어지기도 했을 것이다. 어떤 작품은 그녀의 내밀적 기억이 솔직하게 옮겨져 마음을 순화시키는 지혜의 화폭으로 서려있음도 느껴진다. 그 대상이 단지 기억 속의 ‘회상’ 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통섭하고 있으며 마침내 행복한 추억으로 남겨져 있음을 같이 엿보게 된다.
    
88년부터 국제작가로 활동, 한겨레미술대전 우수상 영예 얻어.

전남 고흥이 고향인 김 화백은 16살 때부터 그림을 시작해 40년 세월을 몰두하며 보냈다. 선친으로부터 이어 받은 예술적 끼는 그녀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 최근까지 작업실에 켜켜히 쌓아둔 한지에 붓과 먹을 사용해  완성한 작품만도 셀 수가 없다. 그런 그녀도 어려움은 많았다. 역설적일지 모르지만 광주에서는 그동안 작품을 내놓고 얼굴을 잘 안 드러내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여기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한마디로 해야 할 일이 많아서이다. 한 곳에만 안주하지는 않겠다는 신념도 있었다. 지금이야 불편한 마음이 덜하지만 과거에 여류작가를 대하는 태도와 시선은 곱지 않았고 그 역시 자유롭지가 못했다. 인간관계의 불편함을 벗어나 작품에 더 몰두하게 만든 계기도 여기서 비롯됐다. 내면을 닦고 내 길을 걷자는 생각을 한 것이 이런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서이다. 

김 화백의 지난 세월은 오직 가정과 그림 밖에 모르는 삶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정주부로서 삶이 우선이었다. 자녀들은 더없이 큰 힘이었다. 특히 딸들은 자라면서 고민을 털어내고 상의 할 수 있는 좋은 동지가 되어 주었다. 큰 딸은 “어머니는 대중가요의 이별노래 가사들을 이해를 잘 못하신다. 정작 당신 자신께서 한 번도 이별을 경험해 보신 적이 없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에는 한계가 있으시다는 거다. 그러나 부모 자식 간 사랑을 주제로 하는 노래가사에는 많은 감동을 받으신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소한 에피소드에 불과하겠지만 그만큼 어머니의 인생을 오로지 아버지와 자식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만 채우셨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굳이 자신의 외골수적이고 희생적이었던 삶을 딸들이 답습하는 걸 바라시진 않는다. 어머니 당신께서 선택하지 않았던 삶의 방식으로도 충분히 다른 형태로 최선의 결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으시기 때문이시다.”고 했다. 

김 화백은 평생 외모 치장보다는 작품 재료 구입하는 것을 소비 우선순위로 삼았고 이에 대한 관심도 없어서 아직도 화장하는 것이 어색하고 서툴다고 한다. 부모는 자녀의 얼굴이라 했던가. 그녀의 이런 점을 닮아서인지 딸들도 속이 깊고 반듯하다. 김 화백은 이렇게 말한다. “최고의 작품은 바로 아이들이다.”고. 

한편, 김 화백은 1988년 한미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여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2004년 제 1회 대한민국 한겨레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것이 가장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외에도 프랑스 파리 신년초대전과 브라질 월드컵개최 기념초대전 최우수상 등 다수의 국제수상 경력이 있다. 김 화백이 세계에 한국 예술의 힘을 알리는 대표적인 국제 작가로서 오래도록 걸어가길 기대해 본다.  

   
▲ 노모의공(예술의전당전시)

Spreading the beauty of Korean scroll painting to the world
Artist Kim Jung-yeop

Artist Kim Jung-yeop is received in the Korean art circles as a female artist who delivers beautiful four seasons of Korea by using brush and ink. She applies abundant ink and lines on the traditional Korean papers and untangles the skein of her story through elegant colors. In terms of subjects, she doesn’t limit herself to a few interests but they can be included ‘whatever it is about landscape and her personal experience’. This of her consistency in ink in Korean landscape on the traditional Korean paper has made her unique in her field not only in Korea but also in the world. However, she has become more famous for her painting in scrolls overseas and she has held a number of invitational exhibitions. Interesting to know that she didn’t intend her works in the form of scroll but the convenience of the air transport made it as such. Some of the renowned works of Kim are ‘A Contribution of Old Mother’, ‘Remote Memory’, ‘Greetings to Mother, ‘Chungungisa’, ‘Poongwoljuin’ and ‘Time’. The first one delivers her mother’s warm heart, the second her childhood memory, the third filial piety, and the fourth a hermit. Kim also exhibited ‘Peaceful Afternoon’, ‘Resting Place’ and ‘Memory’ at an exhibition held in Germany in 2012; ‘Summer Fall’ was displayed at an exhibition in London the same year and ‘Greeting’ displayed in Turkey was made into a commemorative stamp; the following year, Kim exhibited her work ‘Poongwoljuin’ at an exhibition in New York and ‘Time’ in Paris; in 2013, she displayed ‘Dawning Sky’ and ‘Pride of the Fall’ at Seoul Arts Center and in 2014 participated in an exhibition held in São Paulo with ‘Autumn View’, ‘Snowy Temple’ and ‘Waiting’ and in 2016 displayed ‘Naksan Temple’ which attracted a great attention from European art lovers. Kim started ink-and-washing painting in the 80s. It is notable that Kim sees this traditional style as a form of art still living in our daily life today over just mere relics of the past. More interestingly, nature for Kim is her ‘atelier’ in a sense in which she tries to overcome the limitation of the materials and to deliver empathy between human and nature. Her 40 years of artistic talent might have passed down from her father, according to Kim. But her daughters today are the haven where she vents out her sentiment and hardships. The oldest daughter said “As a daughter, I see her as a devoted mother to her family. She knows nothing but family and art.” In fact, Kim has bought more art materials than cosmetics and she still gets shy when it comes to make-up. But this might sound only natural since she said “My biggest works are my children.” Kim has held 10 solo exhibitions starting the first one at Hanmi Art Gallery in 1988 and won the runner-up prize at the 1st Korea Hankyoreh Art Exhibition in 2004 which she said it was the most meaningful in her life as an artist. 

Note: <Power Korea> “rewrites” the Korean article in English “concisely” for native English speakers and staff of foreign missions in Korea.

홍기인 기자 forum1004@naver.com

<저작권자 © 월간파워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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