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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깎는 소방관, 서각으로 진심을 전하다

기사승인 2017.07.13  10: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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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3년 등단한 시인으로도 활발한 활동

   
▲ 운봉 이상열 작가

서각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 갖는 애정은 사뭇 남다르다. 3차원의 물체인 나무를 새기고 깎아서 새롭게 무언가를 탄생시킨다는 것은, 그 결과물이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성을 띠면서 글과 이미지로 또렷한 심상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더욱 독보적이다. 그렇기에 서각은 현대서각과 전통서각 등 다양한 분야로 나뉘어 있으면서도 꾸준히 작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장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평생을 나무와 함께 호흡하면서 소방관이라는 직업인으로서, 또한 문학지를 통해 등단한 시인으로서도 다양한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채워가고 있는 운봉 이상열 작가는 그 중에서도 매우 특별한 재능으로 우리 미술계를 더욱 환하게 밝혀 오고 있다.

1984년부터 소방관으로 살아오며 늦어서야 작품 세계를 펼쳐내고 있어
전업 작가로서 작품에만 전념하는 전문 예술인 분들과 달리 직장이라는 본업을 가지고 틈틈이 서각과 친근해져가고 있는 저로서는 작품의 우수성과는 별개의 문제로 작업 순간의 몰입하게 되는 시간이 더없이 행복합니다. 더욱이 직업소방관의 근무 외 시간들을 시인으로서의 문학의 길과 서각작가로서의 작품 활동을 병행하면서 양쪽 아니 세 방향의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지금의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의미롭습니다. 저 말고도 더 많은 분들께서 서각으로 인한 즐거움을 공유하실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실 수 있기를 고대해봅니다. (작가노트 중에서)
그의 작가노트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운봉 이상열 작가의 프로필은 매우 특이하다. 현직 소방공무원으로 활동하며 서각작가로서 예술 활동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 안에 있는 예술적 재능을 또 하나의 길로 승화시켜 시와 수필 등을 집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예술적 재능을 꽃피우게 된 것은 실로 우연한 기회에서였다. 그는 1983년 군 제대 후 이듬해인 1984년 소방공무원에 임용되어 현재까지 근무를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그가 서각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이 작가는 2003년도, 근무하던 소방서에서 관내 사찰점검 근무를 마치고 내려오던 길에 우연히 목암 유장식 선생님의 공방에서 서각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작은아버지가 목수로 일하셨던 덕분에 나무와 친근한 유년시절을 보내왔던 그였기에, 나무를 깎아 작품을 만드는 서각 작업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 때부터 지곡 조승형 선생님으로부터 각법 기초수업을 1년 정도 수강하고, 2005년부터 현천 박영달 선생님에게 본격적으로 채색작업 등을 사사받기 시작했다.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감정 나무에 담아내
작품 활동 통해 심리적 안정과 여유 찾아

그의 실력이 무르익기 시작한 2008년부터 각종 공모전에 출품을 시작한 이 작가는 지난 2008년 제29회 신라미술대전을 시작으로 2017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러 공모전에 출품하여 입선, 특선, 우수상 등의 많은 수상 이력과 각종 대회의 회원전을 비롯한 개인전시회 등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서각계의 관심을 받아 왔으며 2014년 제33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부터 2016년 35회까지 연속 입선과 특선 등 다양한 수상 결과를 낳았다. 그의 작품은 포근한 듯 편안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스치는 상념들을 나무 안에 새긴 결과물이기에 대중들이 접근하기에도 편한 작품이어서 더욱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그는 근무 환경 속에서 상당히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24시간 격일근무를 했었고 지금도 21주기 3교대 근무로 바쁜 근무조건임에도 시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소방관의 특성 상 근무 때는 손님이 찾아오더라도 밖으로는 나가지 못하고,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출동 벨이 울리면 다급히 뛰어나가는 일이 오히려 일상이 되어 있다. 이렇듯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많은 소방관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PTSD)를 겪거나 근무 중 각종 사고에 휘말리기 일쑤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가의 작품 활동은 함께 일하는 소방관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전해주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이 작가는 “소방관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자부심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상당한 수준이다. 매일같이 사고 현장을 마주해야 하고 모든 일이 촌각을 다투는 일인 만큼 마음의 안정이 필수적이다. 평균수명 58세인 우리 소방관들은 퇴직한 선배 분들이 몇 년 후면 부고가 올 정도로 부담감이 큰 업무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저 자신의 작품으로라도 동료 분들에게 작은 여유를 드려보고자 하는 바람으로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그 때문에 이 작가의 작품들은 대부분 고사성어 중에 마음 다스리는 내용을 많이 활용하는 한편, 가톨릭 신자인 그의 신앙을 담은 글들을 주로 작업하고 있는 편이다.

지난 2003년 등단한 ‘소방관 시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
등단 15년 만에 첫 시집 출판 준비 중

특히 그의 이력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현직 시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시를 쓰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계속 일기를 적어왔던 그가 직장에서 전자우편을 통해 간단한 글을 함께 적어 보내고는 했는데 이것을 본 선배가 글의 모양이 참 좋다고 칭찬하며 “충분히 등단할 수 있는 실력이 되겠다”고 그를 격려한 것이다. 결국 문학공모전을 통해 지난 2003년 자신의 작품인 ‘수평선’ 외 4편으로 한맥문학에서 시인으로 등단하게 된 이 작가는 각종 월간지, 계간지, 문학지 등에 참여하고 동인지 ‘신시각’의 편집장도 맡으며 문학인으로서도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 작가는 대구광역시공무원 ‘달구벌문학회’, 전국의 ‘한국소방문학회’, ‘대구가톨릭문학회’, ‘한국문입협회’, ‘국제펜클럽’ 등에서 활동하며 현재까지 1,500수의 시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니 문학에 대한 그의 열정도 짐작할 만하다. 이 작가는 “서각을 하시는 분들이 시를 쓰고 있는 부분을 부러워해 주시고 문학계 분들은 서각하는 부분을 칭찬해 주시니 ‘이 또한 기쁨’”이라 한다. 또한 “서각에 대해 깊이 배우고 시를 열정적으로 쓰다 보니 모든 예술은 출발점만 다를 뿐 결국 같은 목표와 방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라고 강조한다. 현재까지 써놓았던 글 중에 신앙과 관련된 글을 모아 등단 15년 만에 첫 시집 출판을 조심스레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의 글은 자연과 동심 사랑과 신앙적 다짐 등 정서적이고 서정적인 글이 대다수여서 어떤 격식보다는 독자들의 마음에 바로 와 닿아 편안스레 공감가는 읽기 쉬운 글들이라는 평을 듣는다고 귀띔한다.
이 작가는 “저는 소방관이기도 하면서 글을 쓰는 시인, 서각을 하는 예술가이기도 한데, 어느 분야를 접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는 쉽게 채울 수 없는 안정감을 얻는 것이 가장 큰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시와 서각은 스스로가 의도하고 계획하는 대로 방향을 잡고 작품을 만들어갈 수 있는 그야말로 창작이라는 점에서 양쪽 모두 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있다”고 고백하며, “특히 서각은 열심히 하면 몇 개월 안에 이웃에게 선물할 정도의 실력을 쌓을 수 있으니 주변의 연세 드신 분들에게도 자신의 인생철학과 생각을 녹여낼 수 있는 서각을 많이 권하고 싶다”고 전한다.

대구 지역 내 예술가들과 활발한 활동 나눔
9~10월 경 대구 팔공산에서 열릴 전시 준비 중 

한편 이 작가는 현재 (사)한국각자협회 대구지회 지회장이자 상임이사, 대구지회 예목서각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내 예술가들과 활발한 활동을 나누고 있기도 하다. 여러 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한 이 작가는 “협회나 단체를 이뤄서 활동한다는 것의 가장 좋은 점은 다른 지역 작가들이 어떻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지 서로 교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지역의 작가들에 대한 지원이 연속적이지 못하고 예산 자체도 충분치 못한 것이 사실인데, 이것은 단순히 한 개인이나 어떤 단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중앙과 지방의 관(官)에서의 의지와 지원이 있어야 하는 일이기에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앞으로 많이 좋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작가는 현재 9월 말~10월 초로 예정된 개인전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소방에 관련된 작품들과 기존의 일상 교훈적인 작품을 모아 팔공산 소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자그마한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유난히 재난이 많았던 대구의 시민안전테마파크는 소방에서 일반시민과 단체를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재난대비 체험을 담당하는 곳으로 이곳을 찾는 시민 분들에게 ‘서각하는 소방관’의 작품을 선보이며 비록 자그마한 공간이지만 정서함양에 도움이 될까 하는 취지라 한다. 이 전시회와 출판 준비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이 작가는 “지금과 같이 이웃과 더불어 서각과 문학의 손을 놓지 않고 열심히 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소방관으로서 본연의 직분을 충실히 하면서 각종의 재난과 위험에 직면해 있는 요구조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과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Art] Unbong Lee Sang-ryeol
The firefighter who writes poem and carves letters on wood

“I’m not a full-time seogak (wood letter carving) artist. So I can focus more on the time I enjoy the carving than thinking about artistic merit of my works. It is also a great pleasure to write a poem in my spare time as I’m a fulltime firefighter. So I recommend people to use their spare time in finding and enjoying their hidden talent.” – Lee’s note –

Finding dormant talent 
A fulltime firefighter and a part time wood letter carver and a poet are the names that can introduce about Lee. Lee was discharged from military service in 1983 and started to work as a firefighter the next year in 1984. One day in 2003 when he was going back home after work, he saw by change the works of a seogak artist Mokam Yu Jang-sik and instantly fell in love with it. In fact, his attachment to the wood could only be natural in a way as he grew up under the influence of his carpenter father. So he started to learn the basic seogak technique from Jigok Jo Seung-hyung for a year and the more advanced skills from Hyunchon Park Young-dal from 2005. 

Creating something makes me stable and comfortable
When Lee felt that he was ready to go for seogak competitions, he challenged the 29th Silla Art Competition in 2008 and has drawn a number of prizes up until this year from various competitions including the Grand Art Exhibition of Korea from 2014 and 2016. He also has participated or held a number of group and solo exhibitions. Despite the harsh working environment of firefighters, his works deliver a sense of comfort and warmness. It is reported that many firefighters are suffering from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due to accidents and disasters they have to deal with. “Being firefighter probably is one of the most nerve-stricken jobs. We have to see and deal with horrendous scenes and it is reported that 58 is the average life span of firefighters. In fact, we often get an obituary notice from our seniors who retired just a few years ago. This might be the reason that creating something new gives me stability and comfort and I choose wise sayings for carving that might be helpful for my colleagues to overcome the hardships” says Lee. 

Debut as a poet with ‘Horizontal Line’ in 2003
Lee loved writing as he wrote a diary every day since he was child. Noticing his talent in writing, the people around him encouraged Lee to challenge a contest. And Lee did with four poems including ‘Horizontal Line’ in 2003 and listed his name in Hanmaek Literature. His works soon started to appear in a number of weekly, monthly and literary papers and Lee now is serving as the chief editor of ‘New Point of View’, a literary coterie magazine. Also, he is a member of Dalgubul Literary Club’, ‘Korea Fire Fighters Literary Club’, ‘Daegu Catholic Literary Club’, ‘The Korean Writers Association’ and ‘Pen Korea’. Lee’s passion in poem is enormous that he has so far written 1,500 poems. “By carving wood letters and writing poems at the same time, I came to realize that arts might start at different point but they eventually pursue one goal and shape. As an ardent Catholic poet myself, I’m planning to publish my religious collection of poems for the first time in 15 years.” Many of his works are religious and lyrical and tell about nature and child-like innocence which make readers easier to perceive. 

Holding exhibition in September to October
Lee is as devotional to seogak organizations as to poem clubs. He is serving as the president of the Korea Seogak Association Daegu and the Yeomok Seogak Club Daegu. He also served as a judge of various seogak competitions. “The good thing about being engaged in these organizations is to exchange each other’s skills and experience. Also, we can point out the problems we have and improvement measures with which we can suggest to local governments.” Meanwhile, Lee is preparing for a small solo exhibition to be held in Daegu Safety Theme Park from late September to early October this year. “I hope my works can give a piece of comfort to many fire fighters and I’m determined to carry out my three special jobs as a fire fighter, a wood letter carver and a poet in honesty and passion as well as a sense of duty.” <Power Korea> sends a message of support. 

안정희 기자 honesty5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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